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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completed body_단채널 HD 영상_00:42:12_2019

The completed body_단채널 HD 영상_00:42:12_2019

 

2018년도 「불꽃 축제」와 「낙원으로」 라는 작업을 진행하면서 인간에게 완전한 행복 상태는 어떤 것일지 상상해보았다. "낙원 혹은 천국"을 이야기하는 다양한 글들을 읽으면서 행복한 상태에 대해 묘사한 내용을 발견할 수 있었는데, 그 내용은 서로 능력 차이가 없으므로 질투하거나 싸우지 않는다. 배고픔이 없다. 고통이 없다. 병이 없다. 죽지 않는다 등. 인간이기 때문에 발생하는 공포의 요소가 다 제거된, 천진난만한 아이가 할 법한 이야기들이었다. 이런 묘사들이 어이없었지만 계속 머릿속에 맴돌기 시작했고, 왜 인간은 이런 허무맹랑한 환상을 가지고 있을까, 과연 이 환상이 실현될 수는 있을까 고민을 하다가 인간의 형태가 지금과 달라진다면 가능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은하철도 999의 11화 무정형 행성 누루바"에 사는 존재들처럼, 미디어에서 자주 볼 수 있는 과도하게 반짝이고 매끈한 관리된 육체의 저 너머에는 아마도 젤리, 겔과 같은 형태가 기다리고 있지 않을까 상상을 하면서 "액체 괴물"이라고 부르는 요즘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장난감과 유튜브에서 볼 수 있는 이 장난감을 이용한 놀이 방식들을 참고하여 "The completed body"를 제작하게 되었다.

신체는 고체처럼 견고하고 안정하게 자리를 지키고 있다가. 그게 지겨워 액체가 되어 자유롭게 이동하고 미끄러지고 회피하는 특성을 가지게 되었다. 그렇게 얼마간의 자유를 누리다가  지금은 고체도 액체도 아닌 슬라임(slime)이 되어버렸다. 어느 정도 형태가 있을 수는 있지만 단단하지 않으며, 물처럼 보이지만 흐르지 않아, 언제나 거기 그대로 있을 수 있다.  탄성이 있어, 탱탱하고, 말랑거리며, 쫀득하다. 그리고 촉촉하며, 반질반질하다. 그것은 원래 투명하지만 다양한 색을 가지고 있을 수 있으며 다양한 질감도 가질 수 있다. 어떤 종류 슬라임들은 탄성이 떨어지고 아주 천천히 흐르는 특성이 있지만, 물처럼 무언가를 띄우지 못하고 오히려  저 밑으로 가라앉힌다. 슬라임들은 서로의 신체를 공유하며 자유롭게 결합과 분리를 할 수 있다. 그 신체는 어떤 것이든 될 수 있으며 될 수 없기도 하다. 얼마나 살았는지 알 수 없으며 그들은 곳곳에 태어나고 흐트러진다. 그것은 관객이고 배우며 작가이다. 여자이고 남자이다. 또한, 아이이다. 최초며 최후이고. 하나이기도 하고 둘이기도 한 그 육체는 결코 버림받지 않는다. (폴 엘뤼아르 시 인용)

​사운드 김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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